김현회목사의 나룻배 칼럼
충성됨

텍사스에서 대학교에 다닐 때 옆 도시의 신학교에 다니시던 전도사님으로부터 제자훈련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분은 네비게이토 선교회 출신이었는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제자의 요건을 FAT로 가르쳐주셨다. F는 faithful(충성됨), A는 available(여건이 됨), T는 teachable(배우려는 자세가 되어있음)을 의미한다. 나는 FAT에 동의하면서도 제자의 요건으로서는 좀 시시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말씀을 깨닫는 이해력이라든지 영적 민감성, 또는 열정이나 리더십 등을 꼽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분은 많은 제자훈련 경험을 통해서 결국 소수의 사람만 끝까지 남아 제자의 길을 가는 것을 보았다고 말씀하시면서 재능이 아니라 충성됨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하셨다.


그때 이후로 많은 세월이 흘렀다. 요즘 나는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을 꼽으라면 주저치 않고 충성됨을 말하겠다. 내 자신에게서 또 주변의 사람들에게서 항용 발견하는 것이 충성됨의 중요성이다. 그 전도사님은 자주 “하나님 앞에 갈 때까지 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너무 맞는 말씀이다. 한 때 잘하는 사람들은 많다. 은혜 받았다고 물불을 가리지 않고 헌신할 것 같던 사람들, 선교를 가느니 신학교엘 가느니 하던 사람들, 말씀, 기도 또는 성령의 은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마치 도통한 듯 신령의 경지에 이른 것 같던 사람들, 교회 봉사는 혼자 다 하는 것 같던 사람들 등등 한 때 반짝이고 뜨거운 사람들은 너무 많이 보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얼마 안 가 식어버린다. 언제 그랬냐 싶게 달라져 있는 것이다. 물론 아주 은혜에서 떠나는 것은 아니다. 기본은 남아있어서 어느 수준은 유지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성숙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늘 설익은 밥 같고, 믿고 신뢰하기에는 불안하다.


믿음(faith)은 결국 충성됨(faithfulness)이다. 충성됨이란 끝까지 믿음을 지키는 것이다. 참으로 하나님을 신뢰한다면 변하지 않고 중심을 지킬 것이기 때문이다. 신실하신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자신들도 신실해지기 마련이다. 충성됨이 없으면 성숙도 없다. 성숙이란 많은 연단과 시간을 통과해야 이를 수 있는 자리다. 하나님은 충성된 사람을 찾으신다. 늘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람, 한결 같은 사람을 기다리신다. 충성됨은 무엇보다도 주님의 모습이다. 우리 주님은 “하나님의 일에 자비하고 신실한 대제사장”이시다(히 2:17).

1/11/2010 4:47:5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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